탈당 안하기 자민련 결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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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은 20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집안 단속을 위해서다. 지난 16일 함석재(咸錫宰·충남 천안을)의원이 돌연 탈당한 뒤 당 안팎에 '도미노 탈당설'이 끊임없이 나돌자 이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자민련 지도부에선 더 이상 상황을 방치해두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이날 의총에서 김종필(金鍾泌·JP)총재는 의원들을 향해 "咸의원처럼 나갈 사람이 있으면 아예 오늘 당장 나가라"고 말했다. 매우 격앙된 표정이었다.

JP는 그러면서 "기자들에게서 추가로 탈당할 의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창피하다"며 "본인들에게도 수치스러운 일이니 지목받을 언행은 제발 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김학원(金學元)총무는 "咸의원은 우리 당에서 두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상임위원장도 맡았는데 단물만 빼먹고 나가버렸다"며 "특히 충북지사 후보 선출대회 날짜에 맞춰 탈당한 데 대해 엄청난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참석의원들은 "자민련 깃발 아래 한데 뭉치자"며 "자민련을 탈당하거나 이탈하지 않는다"고 결의했다.

또 오는 24일 咸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에서 충남지사 후보 선출대회를 연 뒤 천안역에서 대규모 탈당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의총에 소속 의원 14명 중 이완구(完九·충남 청양-홍성)의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金총무는 "의원은 지역구 행사 때문에 불참한다고 사전에 알려왔으며 의총 결의사항을 모두 수용한다는 의사도 전해왔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이날 의총을 고비로 내부 동요를 추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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