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신분보장제 없애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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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고이즈미 총리의 행정개혁은 지금 3분의1 정도만 반영되고 있다. 절반만 반영돼도 잘 될텐데."

오타 세이치(太田誠一) 중의원 의원은 일본의 행정개혁에 대해 사뭇 회의적이다. 자민당 행정개혁추진본부장인 그가 이럴진대, 다른 사람들의 회의는 더할 것이다.

그는 "행정개혁의 핵심은 공무원제도 개혁이고, 그보다 더 급한 것은 총리의 리더십 강화"라며 한시간 남짓 인터뷰에 응했다.

-총리의 리더십이 약한 까닭은.

"내각제인 일본에서 총리를 만든 정당이 '대주주'이고, 총리는 '사장'이다. 대주주의 영향력이 너무 세면 사장의 권한이 약해진다. 지금 고이즈미 총리는 장관들을 전부 장악하지 못하고, 각 장관들도 관료들을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한다. 부처마다 장관의 말을 안듣는 공무원들이 의원들하고 가깝게 지낸다. 결국 관료와의 싸움에서 밀고 당기기가 가장 큰 문제다."

-공무원제도 개혁은.

"공무원 신분보장제를 없애야 한다. 대신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그러나 자민당 의원 대부분과 공무원 거의 다가 반대하고 있다. 일본에선 국가기관에 소속된 노조 뒤에 공산당 세력이 많다. 국립병원·국립대학·재판소 등."

-이른바 '족(族)의원'들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예컨대 의원이 '나는 도로족'이라고 하지 않으면 당선이 안된다. 유권자들도 강력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족의원들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매스컴은 이런 걸 비난하면서도 어떤 분야에 어떤 의원이 힘이 세다는 것을 크게 써줘 선전해준다. 나쁘다고 비난하면서도 '강한 것'을 따라다니는 일본 국민의 성향이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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