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만난 게 지지율 악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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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가 17일 또 한번의 '대선 예비고사'를 치렀다.

서울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다. 지난 14일 관훈클럽 토론회 때보다 한결 여유있고 부드럽게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지지도가 떨어진 이유가 뭐라고 보나.

“나에 관한 얘기만 하면 동서화합과 민주세력의 통합을 위해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을 찾아간 게 정치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것으로 비쳐진 것 같다. 충분한 사전설명 없이 조급하게 행동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지지율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

-대통령 세 아들 문제에 왜 침묵하나.

“정치 지도자는 품위와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과거 인형을 만들어 모독하는 등 차별화 시도가 잇따랐지만 이는 국민을 속이는 행동일 뿐이다. 그렇게 야박하게 하면 안된다. 홍걸씨가 출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숱한 유혹에도 불구하고 야박한 소리를 안한 게 참 잘했다 싶었다."

-대북 포용정책이 남쪽 내부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김대중 대통령에게 한가지 유감스러웠던 점은 2000년 총선을 며칠 앞두고 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한 것이다. 되레 총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남북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 한 게 유감스럽다. 지역갈등도 주요 원인이다."

-재계가 우려하고 있는데.

“한번도 시장을 부정해본 적이 없다. 다만 불공정하고 자유롭지 못한 시장에 대해 문제 제기한 것이다. 재벌도 많이 달라졌다. 과거엔 집중과 독점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세계화에 대비해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과제다."

-성격이 급하고 직선적이어서 불안하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말하는 편이지만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한 뒤에는 많이 자제하고 있다. 요즘은 단지 목소리만 조금 높아지는 수준이다. 이것도 낮추라면 낮추겠다."

-노사모 활동을 방치해 결과적으로 위법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

“심각한 위법행위가 있다면 당연히 법의 제재를 받을 것이다."

-원없이 선거자금을 썼다는데 정치자금에서 떳떳한가.

“좀 과장된 표현이다. 법적으로 1백% 딱 맞게 사용하고 있느냐면 대답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지만 상식에 어긋나지 않게 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최근 검찰수사가 불공정하다고 비난했는데.

“결과적으로 불공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제기된 의혹도 함께 수사해야 하는데 우리만 손해보는 것 같아 억울하니 다같이 수사해 달라, 그런 취지로 한 말이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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