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진입하면 쫓아내라 駐中 일본대사가 사전에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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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나미 고로시게(阿南惟茂) 주중 일본대사가 선양(瀋陽) 총영사관의 탈북자 진입 좌절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인 8일 오전 대사관 직원들에게 "북한 탈출 주민이 대사관에 들어올 경우 수상한 사람으로 간주해 쫓아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아나미 대사의 이같은 지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명백히 인권을 도외시한 처사여서 국제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중국 당국의 탈북자 연행을 허락하지 않았으며 중국측에 엄중 항의했다는 일본측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아나미 대사는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네시간 전인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 대사관의 정례 전체회의에서 직원 전원에게 "인도적인 면에서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을 진다. (그들이)들어와서 귀찮은 일이 일어나는 것보다는 쫓아내는 게 낫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그는 같은 취지의 발언을 별도의 간부회의에서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주중 일본대사관은 사건 발생 직전 선양 총영사관측에 "(탈북자들이)뛰어들어오는 것에 주의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시 내용에 '쫓아내라'는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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