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 원조는 美 버번위스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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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 노동자들이 즐겨마셨던 폭탄주 '보일러 메이커'도 원래 버번 위스키로 만든 술입니다."

세계 버번 위스키 시장 1위 업체인 짐빔(Jim Beam)이 홍보를 위해 한국에 파견한 프레드릭 부커 노에 3세(44·사진)는 폭탄주 얘기로 한국 애주가들에게 친밀감을 나타내려고 했다.'버번 대사'로 내한한 그는 짐빔의 창업자 제이콥 빔의 외가쪽 7대손으로 가문의 독특한 버번 제조법의 7번째 계승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카치 위스키가 맥아를 주원료로 만드는 반면 버번은 옥수수를 51% 이상 원료로 사용해 맛이 부드럽고 달콤한 게 특징"이라며 "콜라 등 다른 음료와 섞어마셔도 일품"이라고 버번 예찬론을 폈다.

버번 위스키는 미국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한 1789년 켄터키주에서 처음 제조된 술로 미국산 위스키 시장을 테네시 위스키와 함께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미국의 술 버번이 세계화하는 데는 짐빔의 역할이 컸다. 그는 "가문은 대대로 제조와 품질관리에 주력하고 판매와 마케팅은 전문가들에게 맡겨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카치가 전체 위스키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버번·테네시 등 미국산 위스키의 판매가 최근 3년 동안 70~90%씩 증가하는 등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콜 도수가 40.3도인 짐빔의 경우 한국시장에서 1999년 2만4천여병(한병 7백㎖) 팔리는 데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9만6천여병으로 판매량이 4배로 늘어났다.

스카치가 중년층이 주로 찾는 룸살롱에서 많이 팔린다면 버번은 젊은층이 즐겨찾는 서구식 바에 어울린다. 최근 서구식 바가 많이 생긴 변화도 버번 위스키 판매에 도움이 됐다.

노에3세는 "버번 위스키 업계에게 한국 시장은 신대륙으로 표현할 만큼 매력적"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을 미국 공장으로 초청하는 등 홍보를 강화하고 소량생산한 고급제품을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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