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에 20만弗' 진술 공개 겨냥 한나라 "정치공작" 검찰 맹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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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나라당은 9일 검찰이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 대표 송재빈(宋在斌·구속)씨의 진술을 공개한 데 대해 "일부 정치 검찰이 공작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상득(相得)사무총장은 당3역 회의에서 "설훈(薛勳)의원이 궁지에 몰려 '물타기'에 나서자 검찰이 공작의 일환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재오(在五)원내총무는 "최규선(崔圭善)씨가 부정하는 상황에서 김희완(金熙完)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자백도 아니고 宋씨가 金씨에게서 들었다는 진술을 발표한 것은 검찰이 권력의 시녀 노릇을 버리지 못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8일 "宋씨가 金씨에게서 '최규선씨가 윤여준(尹汝雋)의원을 통해 이회창(會昌)전 총재의 방미 경비조로 20만달러를 줬다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서울 지역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민주당의 모략 중 하나라도 사실이 있었다면 이미 정계를 떠났을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검은 거래의 진실을 밝혀라"고 말했다.

한편 김회선 서울지검 3차장은 "정치권에서 이들의 진술 내용을 알아내려는 움직임이 있는 데다 외부에서 공개됐을 때 객관성을 오해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또 최규선씨가 후보의 장남 정연씨와 e-메일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주장과 관련, 崔씨 e-메일 계정에 대한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확인 작업에 나섰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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