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구전 민요 색다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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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북한의 구전(口傳) 민요를 녹음한 자료(사진)가 국내에 첫 공개된다. MBC는 북한에서 1960~70년대 녹취된 구전 민요 자료와 악보집 일부를 최근 입수했다고 6일 밝혔다. 북한 민요 악보집이 국내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녹음자료의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자료는 60년대부터 '민간 예술을 현대적인 예술로 승화하자'는 취지 아래 북한 음악가·학자 등이 대거 참여해 전 지역에 걸쳐 조사·녹음한 것으로 총 3천여곡의 방대한 분량이다. MBC는 북한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중국 선양의 한 출판사를 통해 녹음 자료를 디지털 테이프로 복사해 왔다. 녹음 자료 원본은 현재 북한 문학예술출판사에 보관돼 있다.

지난 10년간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통해 남한의 구전 민요 1만4천여곡을 채집한 최상일 PD는 "5년 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 민요 녹음 자료를 찾아봤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조차 없었다"며 "북한지역의 문화와 정서·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북한 구전 민요는 남한의 민요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질 소리(노래)·고기벗기는 소리·쇠불리는 소리 등 들어보지 못한 희귀한 노래가 많았다.

MBC는 6일부터 '한국민요대전(95.9㎒, 오전 5시55분)' 등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방송한다. 이와 함께 녹음 자료를 CD로 만들고 악보도 출판하는 등 남한 지역의 구전 민요와 함께 '한국민요대전'을 집대성하기로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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