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재회, 허정무 감독 이번엔 이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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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E조 3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 한국 축구대표팀의 허정무(55) 감독은 당시 35세 허 트레이너였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간 가교 역할을 하며 이회택 감독(현 축구협회 부회장)을 보좌했다. 경기 후반 25분에 윤덕여 선수가 퇴장을 당했을 때, 경기 종료 직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골을 내줬을 때 허 트레이너는 무척 아쉬워했다.

결국 한국은 0대1로 져 3전 전패로 E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루과이 벤치에는 당시 43세였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이 있었다. 32세에 지도자 생활한 그는 1987년 우루과이의 클럽팀 페냐롤을 남미클럽선수권 정상으로 이끌었고 1990년 한국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으며 이후 AC 밀란과 보카 주니어스 등 유럽과 남미의 명문팀을 이끌었다.

2010년 6월 26일, 두 사람은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난다. 두 감독의 신경전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허정무 감독은 “(우루과이전에서) 한 골을 내 주면 두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대 승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오스카르 타바레즈 감독은 한국이 종종 공수전환에서 문제점을 보인 것에 대해 “축구는 짧은 담요와 같아서 발가락을 가리면 머리가 나오고, 머리를 가리면 발가락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비유했다. 또 “우리는 이미 8강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년 만에 다시 만난 허정무 감독과 타바레스 감독, 누가 웃을까.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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