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동 추모공원 착공 내달로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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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30일로 예정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착공식이 주민과의 마찰을 우려해 다음달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30일 진입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 화장장·납골당 터다지기 등에 나서 고건(高建)서울시장 임기(6월 30일) 내에 추모공원 조성을 본궤도에 올려놓으려던 서울시의 사업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高시장은 28일 "인류의 대축제인 월드컵 D-30일을 앞두고 주민과 시가 추모공원 착공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월드컵공원 개장(5월 1일) 이후로 착공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高시장은 이어 "이번주 중 착공일을 다시 잡아 5월 중에는 반드시 첫삽을 뜨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지난 24일 진입로 확장공사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모든 사업 준비를 마쳤다. 또 주민들이 원할 경우 보상과 추모공원 설립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놓고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추모공원 부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결정은 부당하다며 건설교통부장관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낸 서초구 주민들은 서울시가 공사에 나설 경우 실력으로 저지할 태세여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서울시가 착공식을 강행하려는 것은 행정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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