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선수생명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대한배구협회가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자유계약으로 LG화재에 입단한 이경수와 황원식 두 선수의 선수등록 신청을 거부했다. 배구협회는 22일 LG화재에 공문을 보내 "두 선수는 드래프트에 의해서만 선수등록이 가능하다"고 반려 사유를 설명했다.

협회의 선수등록 거부 결정은 이들이 정상적 방법으로는 더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협회나 타 구단이 결정을 번복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화재 구단은 동정여론 조성과 법적 대응이라는 두가지 카드를 적절히 구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9월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경수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인 만큼 여론만 뒷받침해준다면 사면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법원에 등록거부 무효 확인소송을 내거나, '등록거부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극히 작다. LG구단은 자신들의 참여하에 협회가 정한 규칙(드래프트)을 스스로 파기한 만큼 협회의 등록 거부가 부당하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고, 사안이 성격상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만큼 시급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내세워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축구 등에서 이와 비슷한 이유로 제기했던 헌법소원이 '운동단체마다 필요에 의해 합의로 정한 규칙을 지키는 것도 직업의 자유만큼 소중하다'며 기각한 경우가 여럿 있다.

신동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