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200 억? 삼성과 재계약 놓고 소문 무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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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세리(25·삼성전자)가 메인 스폰서인 삼성과 어떤 내용으로 계약 재협의를 할 것인가에 대해 골프 팬들의 관심이 크다.

항간에는 '박선수가 삼성에 향후 5년간 2백억원을 요구했고 삼성이 이를 거부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런 소문은 2주 전 박선수가 아니카 소렌스탐을 꺾고 우승한 오피스디포 골프대회에서 시종 삼성 로고가 새겨진 모자 위를 고글로 덮은 채 라운드를 함으로써 더욱 증폭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협상이 잘 안돼 삼성과의 관계가 불편해진 박세리가 일부러 삼성 로고를 가렸다"는 말도 있었으나 박선수는 "말도 안된다. 결코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삼성 세리팀의 한 관계자는 "계약 재협의를 하게 돼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박세리측이나 박세리의 매니지먼트사인 IMG로부터 어떤 조건도 제시받은 바 없다. 뭔가 조건이 제시돼야 협상을 해도 할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어떠한 협의도 이뤄진 게 없다는 얘기다.

박선수의 아버지 박준철씨는 18일 기자에게 전화로 "IMG를 통해 협상을 하겠다. 오는 23일 세리가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할 것이며, 그때쯤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리와 삼성의 계약은 1996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로 신인이었던 유망주 박세리는 삼성과 2006년 12월까지 10년간 계약금 8억원, 연봉 1억원이라는 메가톤급 장기계약을 했다. 훈련지원금·교육비·의류 제공 등 계약 외의 지원도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박세리는 지난해까지 5년간 포상금을 포함해 모두 34억여원을 삼성으로부터 받았다. 이 금액에는 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광고계약으로 받은 66억원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박세리의 재계약은 34억원을 기준으로 이보다 약간 오른 금액에서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세리는 98년 US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당초 계약 조항에 '5년이 지난 후 계약조건을 재협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새로 넣기로 삼성과 합의한 바 있는데, 올해가 바로 그 시점인 것이다.

당초 IMG는 삼성과 박세리의 계약이 올해 종료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으나 삼성으로부터 계약서 내용을 확인한 뒤 지금은 용품 사용 계약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박세리는 골프공 제조업체인 맥스플라이,안경메이커인 오클리,그리고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등과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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