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카이스트 한태숙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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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교육시장의 미래는 밝습니다. 특히 직원들의 재교육에 목말라 하는 기업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사이버카이스트의 한태숙(49·사진) 사장은 온라인교육 매니어다. 그는 "온라인 교육은 장점이 많기 때문에 콘텐츠만 뛰어나다면 오프라인 강의보다 오히려 비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사장은 현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다. 사이버카이스트는 KAIST의 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회사. 지분 50%를 갖고 있는 KAIST가 한 사장에게 사장·교수 겸직을 허용했다.

그는 "강의하랴, 경영하랴 잠시도 쉴 틈이 없지만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학창시절 '수석 제조기'로 불리던 인물. 경기고 수석 졸업, 예비고사 수석, 서울대 전체 수석 입학 및 전자공학과 수석 졸업, KAIST 전산학과 수석 입학 및 수석 졸업….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KAIST 교수가 되기까지의 기간도 KAIST 내에선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짧았다.

이런 한 사장이 2000년 4월 벤처기업 사장으로 취임하자 주변에선 '수석 제조기'가 벤처기업에서도 성공할지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공부와 사업은 영역이 다르다는 점을 많이 느낀다"며 "하지만 주위의 관심 때문에 저절로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이버카이스트의 영업 전략은 고품질·고가격 정책. 수강료가 과목당 80만원이나 된다. 한 학기에 3과목당 2백40만원하는 KAIST의 오프라인 강의 수강료와 같다. 과목도 'e벤처경영자과정' 등 관심을 끌만한 것들이 많다.

한 사장은 "KAIST의 고품질 콘텐츠를 비싸게 파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신 고객들이 최대한 만족하도록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수강생이 예상보다 많이 찾아오는 등 영업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9억원이던 매출을 올해는 26억원으로 늘리고 흑자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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