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이젠 '저격수' "좌익은 軍통수권자 자격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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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DJ 저격수'로 명성을 날렸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얼굴)의원이 17일 민주당 노무현 고문에 대해 "국군 통수권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당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다. 鄭의원은 최근 "'노풍(風)'을 잠재울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鄭의원은 "고문이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는 이념과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정부가 잇따라 들어서게 돼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북한의 독재체제와 인권문제에는 침묵한 채 우리 사회의 노동·인권문제에 대해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사람은 대개 친북좌익 인사로 보는 게 맞다"며 고문의 이념성향을 문제삼았다. 鄭의원은 또 고문의 장인 문제와 관련, "고문의 결혼이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임에는 틀림없지만 평생 전향을 거부한 사람을 장인으로 둔 정치인이 국군을 통수하는 것은 사랑 얘기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은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양자'가 돼 그 유산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자임하는 고문을 결코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문이 영남 대표를 주장하나 위장된 영남 후보일 뿐"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고문 측은 "색깔론 공세가 먹히던 시대가 이미 지났음을 모르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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