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 청와대 협박했다" 與 관계자 밝혀 "안 도와주면 김홍걸씨와 관계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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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先·42)씨가 체육복표 사업권 선정 과정에서의 로비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자신의 구명을 위해 협박성 전화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기사 3,31면>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14일 "崔씨가 자신의 비서인 천호영(千浩榮·36)씨에 의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 직전인 지난 6일께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의 동향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실에 전화를 걸어 구명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崔씨가 민정수석실 관계자에게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홍걸(弘傑·대통령의 3남)씨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말을 했으나 청와대 측에선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여권의 또 다른 인사는 "崔씨가 통화에서 '나를 제거하려는 정치권의 음모가 있다'며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 움직임에도 강력히 반발했다"고 말했다.

崔씨는 며칠 뒤인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홍걸씨에게 용돈이나 주택구입비 명목으로 수만달러를 준 적이 있다"며 자신과 홍걸씨 사이에 금전 관계가 있음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이재신(載侁) 민정수석과 김현섭(金賢燮) 친인척 담당 비서관은 "崔씨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며 "민정수석실 직원들에게서 그런 전화를 받았다는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한편 崔씨는 지난 12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정무부시장 등 5~6명과 함께 검찰 소환에 대비한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는 특히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崔成奎) 총경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崔씨의 변호인을 통해 崔씨에게 15일 출두할 것을 통보했으며, 崔씨 측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안·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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