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7·8 전투기념사업회 김성열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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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한국반공연맹 천안시군지부장에 선임됐던 김성열(사진)회장은 “당시 자신을 비롯한 대부분 시민들이 6·25 천안전투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그 해 마침 한국전쟁을 종합적으로 다룬『민족의 증언』(을유문화사)이 간행돼 마틴 대령 전사 등 34연대의 천안전투 상황을 비로소 알게 됐다. 즉시 천안7·8 전투 기념사업회를 만들었다.

그 후 매해 교회·극장·시민회관 등에서 매년 7월 8일마다 추모 행사를 열었다. 천안시장이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91년부턴 평택 캠프험프리스 사령관이 해마다 참석했다. 2000년 현재의 마틴공원 맞은 편에 처음 추모비가 건립됐다. 추모비엔 34연대 전사자 98명의 이름을 새겼다.

김 회장은 “그 후 미 국방부 등 자료에 따라 전사자가 더 파악돼 현재 129명으로 집계됐다”며 “당시 천안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미군의 후퇴를 돕기위해 천안시내로 포를 쐈던 도리티고개에는 포탄 탄피가 산처럼 쌓여 있어, 마을 사람들이 그걸 팔아 연명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2008년 재조성한 마틴공원 주위 환경이 열악해 서운하다. 제대로 된 정문도 없어 삼거리초교 쪽에서 추모비 뒤로 진입해야 하고,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분리대가 설치돼 길 건너편에서 공원으로 들어가기 힘들다. 공원 자체가 너무 협소해 추모행사를 갖기 옹색하다.

김 회장은 “이국만리 전혀 모르는 나라에 와서 목숨을 바친 젊은 영웅들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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