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권꼴 컴퓨터책 출간한 이문칠 영진닷컴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영진닷컴의 이문칠(59)사장은 요즘 틈만 나면 경기도 파주의 출판단지를 찾는다. 국내 출판사로는 처음으로 추진 중인 정보기술(IT)연구소 설립 작업 때문이다. 연구소는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전문 필자를 양성하고 IT출판의 유통과 기획 등을 연구해 출판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회사가 5월에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인데,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죠.이제는 국내 출판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는 게 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는 올해 소규모 출판사나 기획자들에게 경영자금을 지원하고 마케팅을 해주는 출판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그동안 배운 것을 사회에 돌려줄 작정이다.

해외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미국과 일본·중국 등에 40종의 책을 수출했습니다. 우리 글로 된 전문서적을 번역해 수출하니 뿌듯하더군요."

사장은 1976년 친구의 권유로 출판사 영업사원을 하면서 기획·출판 등의 일을 배웠다. IT서적에 눈을 돌린 것은 8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 애플의 8비트 컴퓨터가 소개됐을 때 이거다 싶더군요. 교재가 있어야 컴퓨터를 배워서 쓸 것 아니겠습니까."

그는 3년간 준비한 끝에 1987년 창업했다. 바코드시스템을 출판업체 중 처음으로 도입해 과학적인 도서분류와 관리를 했고,1백% 현찰 거래를 해 신용을 쌓았다.

외국 서적을 들여와 번역하는 게 대부분이었던 시절에 그는 국내 저술가를 발굴했다. 대학교수, 재야 저술가 등을 찾아가 10일 이상 매달려 책을 쓰게 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1백만부가 팔린 'MS-DOS입문'과 4백만부 이상 팔린 '할 수 있다'시리즈 등.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당시 쏟아진 실업자들이 대거 IT자격증 공부에 나서면서 책이 불티나게 팔려나가, 97년 72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4백21억원으로 늘었다.

영진은 지난해 4백46종의 책을 출간하는 등 지금까지 총 2천5백여종을 만들었다. 올해는 5백50종을 출간할 예정. 토·일요일과 공휴일을 빼면 하루에 2권 정도 출간하는 셈이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