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챔프전 첫 진출 세이커스 대파… "내친김에 왕중왕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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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대구는 열광했다. 프로농구 동양 오리온스가 프로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제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플레이오프 정상마저 정복해 명실상부한 통합 챔피언 왕관을 쓰려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오리온스는 3일 대구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준결승(5전3선승) 마지막 5차전에서 LG 세이커스를 90-69로 크게 이겨 3승2패로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잡았다. 지난해 꼴찌, 만년 하위의 굴욕을 씻고 정상의 팀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알리는 선언이기도 했다.

승부의 초점은 오리온스의 리더 김승현(15득점·8어시스트)이었다. 세이커스 김태환 감독은 오리온스의 '보석' 김승현을 뽑아내기 위해 박규현·오성식 등에게 1m78㎝의 단신인 김선수를 골밑에서 1대1 공격을 지시했다.

그러나 김감독은 '함정'을 보지 못했다. 세이커스 가드들은 마커스 힉스(26득점·11리바운드)의 협력수비와 블록슛이 두려워 김승현을 제치고도 슛을 던지지 못하고 패스할 곳을 찾았다. 2쿼터 초반 20-19로 앞선 상태에서 세이커스 가드의 1대1 공격이 세번 연속 실패하는 장면이 승부처였다. 오리온스는 라이언 페리맨(20득점·18리바운드)과 전희철(8득점)·힉스가 연속 10득점,3분쯤 29-20으로 멀찍이 앞서나갔다. 김승현의 3점슛이 가세한 5분쯤엔 34-22로 벌렸다. 세이커스 선수들은 일찌감치 전의를 잃었고 오리온스 선수들은 남은 시간 동안 잔치를 벌였다. 7전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은 7일부터 시작된다.

대구=허진석·문병주 기자

◇오늘의 프로농구(오후 7시)

나이츠-이지스

(잠실·SBS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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