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회담장소 두번 바꿔 긴장감 돌기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3일 오후 남측 대표단 숙소인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열린 임동원 특사와 김용순 비서와의 첫 회담은 양측이 각 5명의 실무진을 배석시킨 가운데 진행됐다.

○…북측은 회담장소를 당초 백화원초대소로 정했으나 林특사가 출발하기 하루 전인 2일 인민문화궁전으로 바꿨다가 도착 당일 다시 백화원초대소로 변경했다.

여기에 북측이 "한반도 위기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 때문"이라고 맞서는 바람에 회담장은 다소 긴장감이 돈 것으로 알려졌다.

林특사와 金비서는 오후 8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만찬을 한 뒤 심야 절충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등을 준비했다.

○…이번 회담에는 서울~평양간 연락수단으로 인마샛(INMARSAT)위성전화가 등장했다.

'국제해사(海事)위성기구'의 통화망을 이용한 이 휴대용 전화가 남북 당국대화에 사용되는 것은 처음.

林특사는 이를 이용해 백화원초대소는 물론 북측이 제공한 벤츠 차량에서도 서울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상황을 즉각 보고하고, 훈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회담 관계자는 "남북 직통전화의 회선수를 몇개로 할까를 둘러싼 입씨름이 이번에는 없었다"며 "북측이 인마샛을 사용하겠다는 우리측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북측은 순안비행장에 김완수(金完秀)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차관급)과 최성익(崔盛益) 조평통 서기국 부장을 내보내는 등 대남 전문가 상당수를 동원했다.

대남 실세인 임동옥(林東玉)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백화원초대소에서 林특사를 맞았다.

○…林특사는 평양으로 출발하기 앞서 오전 8시27분쯤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 도착해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회의 도중 전윤철(田允喆) 청와대 비서실장이 5분간 林특사를 만나고 돌아가 金대통령의 대북 추가 메시지가 전달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