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공격 놓고 이슬람회의 격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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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슬람권 57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일부터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이슬람회의기구(OIC)에서 팔레스타인의 자살 폭탄공격을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테러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발단은 미국의 대(對)테러전선에 동참하고 있는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9·11 테러범'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의 자살 폭탄공격도 테러의 범주에 넣자"고 제안하면서부터. 그는 "세계 만방에 이슬람인들이 이성적이며, 테러행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만도 마하티르 총리 편에 섰다. 그러자 팔레스타인 대표로 나온 파루크 카두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이 "자살 공격 감행자들을 테러범으로 비난하면 안된다"고 발끈했다.

모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무 차관 역시 "이 문제를 풀려면 뿌리를 봐야 한다"며 "자살 폭탄공격을 테러에 포함시키는 것은 섣부른 결정"이라고 거들었다. "왜 자살 공격을 하는지 그 이유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이슬람권 국가들은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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