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뺑소니 사망 사고를 내고 대만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는 '큰손'사채업자 J씨(여)의 아들 金모(32)씨의 당일 행적에 두명의 인기 여자탤런트가 잇따라 등장해 화제다.
사고는 2월 15일 金씨가 친구 K씨(35)·탤런트 A씨(29)와 함께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반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한 게 발단이었다.
金씨는 K씨에게서 소개받은 A씨와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金씨와 K씨는 오후 9시쯤 A씨를 돌려보내고 강남의 룸살롱 두군데를 돌며 양주 한병씩을 마셨다. 이들이 룸살롱을 나선 건 다음날 오전 1시50분. "대리운전을 하라고 권했지만 그냥 차를 몰고 사우나로 향했다"고 룸살롱 마담은 전했다.
金씨는 1㎞도 못가 사람을 치었다."역삼역 부근에서 다른 차를 추월하려고 차선을 바꾸다 택시를 잡으러 도로변에 나와 있던 鄭모(28)씨를 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담당 경찰관의 말이다.
범퍼가 부서지고 유리창에 금이 간 차를 몰고 金씨는 사우나 대신 신사동의 A씨 집으로 갔다. A씨는 "오전 2시가 넘어 金씨가 문을 열어달라고 행패를 부려 할 수 없이 집으로 맞아들였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金씨는 A씨가 불편해 하자 미스코리아 출신의 또다른 여자 연예인 B씨(33)에게 연락을 했고, A씨 집으로 찾아온 B씨와 함께 부근 포장마차에서 또 한시간 동안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金씨의 부인과 잘 아는 사이라는 것이 경찰의 말이다.
金씨는 B씨와 헤어져 귀가했다가 오전에 사고 장소를 둘러본 뒤 차 수리를 B씨 주변 사람에게 맡기고는 오후 4시쯤 대만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사고현장에 떨어진 金씨의 에쿠스 승용차 범퍼 몰딩 조각을 수거, 제작회사를 통한 끈질긴 추적 끝에 金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두 탤런트를 상대로 범인 은닉 혐의를 조사했으나 결국 두 사람 모두 당시 金씨가 사고를 낸 사실은 몰랐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성호준·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