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盧 대세 가를 주말3연전 : 대구·경북선 '이념' 인천선 '충청표'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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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후반부에 접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오는 5, 6, 7일 열리는 대구·인천·경북의 결과가 대세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경선의 핵심 포인트는 '노풍(盧風·노무현 지지바람)의 파괴력과 이인제의 저항'으로 요약되는데 세 지역이 그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풍'이 거세져 '노무현 대세론'으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이인제의 대역전극이 벌어질지가 '주말 3연전'에서 결정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남'이면서 '보수'성향인 대구·경북에서 盧후보가 얼마나 득표할지가 관심거리다. 지역성에서는 盧후보에게 유리하고 이념면에선 불리한 곳이 바로 대구·경북이다.

만일 盧후보가 李후보측이 끈질기게 제기한 이념·정책의 급진성 논란을 극복하고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면 李후보의 이념공세는 더 이상 실효를 거두기 어렵게 된다. 盧후보측도 "보수적인 대구·경북에서 색깔론이 안먹히면 李후보측이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경남에서 압승을 거둔 盧후보여서 경남북 모두의 지지를 얻게 되면 '영남 후보론'은 큰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압승하지 못한다면 盧후보의 부담도 크다. 李후보측의 이념공세가 먹혀들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盧후보의 한 참모는 "이념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개혁과 관련한 본인의 사상적 지표는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盧후보도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상황이 바뀌면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면서 온건이미지 구축에 안간힘을 썼다. 반면 이인제 후보는 인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민의 30~40%가 충청 출신인 이곳에서 李후보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게다가 인천 표심은 최대 표밭인 서울·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경기의 선거인단 수는 무려 2만6천여명을 상회한다. 비율로 38%다.

이와 관련, 李후보의 핵심 참모는 "전북에서 일단 차단한 노풍을 인천에서 확실히 잠재우겠다"고 말했다. 李후보는 또 이날 "盧후보가 국정을 맡으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리겠다"면서 이념 공세를 계속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정동영(鄭東泳)후보는 대구·경북에선 '盧후보를 밀어준 광주 표심에 대한 영남의 보답'을 강조하고 인천에선 '쇄신 이미지'를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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