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만 180萬 '아파트熱' 더 끓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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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파트 청약 열기가 폭발할까, 아니면 수그러들까. 2일 치러지는 서울 3차 동시분양(1천1백97가구) 청약 결과에 정부·주택소비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동시분양 아파트는 세대당 1계좌로 제한되는 청약통장 가입 규정이 바뀌어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통장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 나오는 것이다. 2000년 3월 27일 하루 동안에만 서울에서 25만여명이 통장에 가입한 것을 감안하면 1순위 자격을 새로 얻은 사람은 최소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을 포함하면 현재 1순위자만 1백80여만명에 이른다.

반면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부동산시장 안정조치가 서서히 먹혀들고 있어 과열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청약열기 더 뜨거워지나=안그래도 매달 경신되고 있는 서울 동시분양 평균 경쟁률이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급격히 늘어난 1순위자가 모두 청약은 안하겠지만 내집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자격이 생겼을 때 빨리 분양받으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정요한 텐커뮤니티 사장은 "실수요자가 워낙 많아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동시분양에서는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동시분양에 참여한 주요 업체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과 휴일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서울 삼성동에 마련된 대치 동부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이틀 동안 1만5천여명이 찾았다.

삼성동 중앙아파트 모델하우스에도 지난 토·일요일에 1만여명이 발걸음을 한 것을 비롯, 이번 분양분 17개 사업장 모델하우스에는 주말에만 10만여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청약만 하고 계약은 외면?=일부 전문가는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 이후 다소 냉랭해진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청약 열기는 뜨거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계약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서울부동산컨설턴트 정용현 사장은 "부동산 시장은 어차피 가수요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며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가 예상 외로 시장을 식히고 있어 다시 불을 지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분양의 경우 평균 32.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14개 단지 50개 평형 가운데 49개 평형이 마감됐지만 1백% 계약된 곳은 한 곳밖에 없다.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와 사정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전매(명의변경)율도 10~30%에 그치고 있는 것은 정책의 약발이 톡톡히 먹히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사정이 이렇자 주택업체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이번 3차 동시분양에서 청약 바람이 강하게 불어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분양 열기가 없으면 청약·계약률이 많이 떨어진다"며 "3차 분양이 앞으로의 주택경기를 점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근·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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