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너무 산만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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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초등학교 2학년 남자 아이가 놀이 치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장난감을 닥치는대로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부산스러웠으며 학교에서도 집중을 못하고 산만해 자주 지적을 받고 있었습니다.

말썽이 많아 매를 대다 보니 어머니와의 관계도 나빠진 상태였습니다.

최근 아이가 산만해 고민하는 어머니들이 늘고 있습니다.아이가 산만한 것은 두뇌의 기질적인 문제, 정서적인 문제, 과보호 속에서 자라 참을성이 없는 양육 과정의 문제 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장애'입니다. 이 장애가 있는 아이는 어려서부터 남달리 활발하게 행동해 얼핏 보면 매우 씩씩한 아이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거나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등 남을 방해합니다.

집중 시간이 짧아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지 못하는가 하면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놀이는 지나치게 오래하기도 합니다. 충동적인 면도 많아 자기 차례를 지키지 못하거나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머리가 좋아도 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해 학업 성취가 부진하고,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 친구 간에도 인기가 없게 됩니다. 늘 야단만 맞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져 청소년기에 우울증에 빠지거나 비행 그룹에 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산만할 경우 소아정신과에서 정확한 진단과 함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 요법을 받으면 상당한 효과가 있어 2~6주 만에 아이의 행동에 변화가 오기도 합니다. 정서적인 문제가 동반되면 놀이 정신치료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차분한 환경을 조성해 주고, 무조건 야단치고 매를 대는 것보다 아이가 가벼운 행동부터 고치도록 격려해 줍니다. 잘 해냈을 때는 듬뿍 칭찬해서 자신감과 뿌듯한 마음을 갖게 해 줍니다. 또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통해 부모의 참을성을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동현 신경정신과 원장

◇질문은 생활레저부 팩스(02-751-5626)로 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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