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똑순이'진로 윤미영 주임 "여성의 섬세함 영업에 큰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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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어, 진로에서 오신 분 맞아요? 여자분이 술 영업을 다해요?"

진로 특수1지점 윤미영(32·사진) 주임이 거래선 바이어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인간사 희로애락의 벗, 술을 파는 일.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사명을 다하는 사람이 남자여야 한다는 법은 없죠." 이 때마다 그녀는 이런 '현학적'인 말로 둘러치고 기선을 잡아나간다.

윤주임은 참이슬을 할인매장에 파는 일을 한다. 91년 입사 때부터다. 입사 지원 때 아예 영업직원으로 했다.

처음 바이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얕잡아' 보다가 매서운 추진력에 혼줄이 나기도 하고 영업의 세심한 부분까지 점검하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에 따스함을 느끼기도 한다.

만만찮은 주류업계간 경쟁에서 어려운 영업 현장의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해결, 할인점 바이어들 사이에서는 '똑순이'로 통한다고 회사관계자는 귀띔한다.

이런 그녀도 어려움은 있다.

"남자라면 술자리에서 좀 취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여자라 그럴 수도 없고 좌석 분위기는 맞춰야 하고 긴장이 돼요."

그 덕분인지 참이슬 한 병을 마시고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중앙대 사진전문아카데미를 졸업, 사진에 조예가 깊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드느라 수원성 촬영에만 필름 1백 롤을 썼단다. 인터넷 사진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한다.

J섹션 조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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