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매혹시킨 '명주 역사 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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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명주에도 산실이 있다. 명주의 고향이다. 오묘한 맛은 거기서 나온다. 위스키는 더욱 그렇다. 위스키는 세계인의 술이 됐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 비결은 뭘까. 역사 속에 비밀이 있다. 위스키의 깊은 맛은 그 긴 뿌리에 기인하는 것이다. 명주는 대부분 몇 대를 이어 만든 한 집안의 술에서 발전한다. 그 역사의 끝자락에 마스터 블렌더들이 있다. 그들이 맛의 역사를 보존하고 가꾸고 발전시킨다. 명주를 즐기기 전에 그 고향을 찾아가 알아두면 술을 더 잘 맛볼 수 있다.

하이스코트가 판매하는 위스키 '딤플'은 스코틀랜드로 이주한 노르만의 기사출신인 헤이그 집안의 후손 로버트 헤이그에 의해 탄생했다. 1627년의 일이라고 회사측은 소개한다.

로버트 헤이그는 약간의 곡물을 이용해 위스키를 증류하고는 했다. 1655년 증류기를 안식일인 일요일에 가동했다는 이유로 그는 스코틀랜드 교회로부터 징계를 받게 됐다. 이 징계를 기록하는 문서가 기록상 가장 오래된 증류소에서 생산되는 스카치 위스키임을 입증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로버트 헤이그의 증류기술은 여러 세대를 거쳐 내려오게 되었다. 그러다 헤이그 가문은 18세기 여러 대의 증류기를 동원해 생산, 판매에 나섰다. 1824년 존 헤이그는 스코틀랜드 동부의 파이프에 있는 캐머론 브리지에 증류소를 열었다. 본격적인 주류 제조사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존 헤이그'라는 상호는 그래서 붙여졌다. 후대 자손들은 그 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이어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1893년 조지 오길비 헤이그는 술병을 개발했다. 보조개가 움푹 패인 삼면으로 구성된 특이한 모양의 병이었다. 1910년 이 같은 병 모양을 따 '딤플(보조개) 스카치'라는 브랜드를 냈다. 소비자들은 이를 줄여 딤플이라고 불렀으며 1920년대 브랜드는 '딤플'로 정착됐다. 이 같은 병 모양 때문에 미국에서는 '핀치'라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보조개를 둔 삼각 병 모양은 1958년 미국에서 특허등록된다.

딤플은 1906년 영국 상원에 공식납품하고 1908년에는 영국 왕 에드워드 7세로부터 왕실보증서를 받아 품질을 인정받았다. 그 후 1938년에는 영국 왕 조지 6세로부터, 1952년에는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으로부터 왕실보증서를 받았다.

딤플은 세계 1백20여 개 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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