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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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금곡삼계탕(053-424-4449)=삼계탕 전문점인데 식탁마다 전기구이 통닭이 올라 있는 것이 특이하다. 전기구이 통닭을 반마리(3천5백원)도 팔기 때문이다. 다른 집 전기구이와 달리 고기에 칼집을 내고 구운 것이 특징. 기름이 골고루 빠져 바삭바삭한 맛이 달콤·새콤한 흰 깍뚜기와 더 어울린다. 어른들은 삼계탕을, 아이들은 전기구이를 주로 찾는다. 약병아리로 만든 영계삼계탕이 7천5백원. 뚝배기에 푹 익혀 살코기가 부드럽다. 고기 속의 찹쌀밥도 죽처럼 목을 넘어간다. 맛보기 인삼주는 달라고 하지 않으면 주지 않는다.

◇교동국밥(053-254-8923)=원조는 아니지만 대구 시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따로국밥집. 시뻘건 국물에 푹 익은 파와 무, 부드러운 감촉의 선지가 가득하다. 파와 무에서 우러난 단맛이 국물의 매운맛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더 독하게 먹으려면 다진 마늘과 후추가루를 넣으면 된다. 이 집에선 깍뚜기와 더불어 매콤한 파김치도 내놓는다. 따로국밥 3천5백원. 선지는 한그릇에 3천원.

◇벙글벙글 찜갈비(053-424-6881)=동인동 찜갈비집 가운데 한곳만 꼽는다는 가정 아래 선택한 곳. 노란 양은 그릇, 뻘겋고 마늘이 듬뿍 들어간 찜갈비로 겉모습은 다른 집과 다를 것이 없다. 단지 매운맛이 덜하고 달콤한 맛이 있어 외지인들이 크게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누룽지를 끓인 숭늉이 나와 매운맛을 달래기 좋다.찜갈비 2백g에 1만원. 밥은 따로 1천원을 받는다.

◇신천 할매떡볶이(053-754-8511)='떡볶이가 이렇게 매울 수 있구나'하고 놀랄 것이다. 단골 아가씨들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맵다"고 말한다. 새빨간 떡볶이가 매운 국물에 한 대접 담겨 1천원.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어묵(손가락만한 것이 7개에 1천원)·만두(10개에 1천원)·생과일 주스(1천5백원)와 함께 먹는 게 이 집의 풍속도다. 뱃속이 약한 사람은 함부로 덤비지 말 것.

◇상주식당(053-425-5924)=50여년 동안 한자리에서 추어탕 한가지 메뉴만으로 영업하고 있는 고집스러운 집이다. 특히 12월 말부터 2월 말까지는 아예 휴업해 멀리서 소문을 듣고 왔다가 허탕치는 사람도 많다. 주 재료인 자연산 미꾸라지와 재래종 조선배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꾸라지를 간 국물에 소내장을 넣고 끓여 추어탕답지 않은 씹는 맛이 있다. 따라 나오는 시원한 백김치 맛에 매료됐다는 사람도 있다. 안방·사랑방·대청·문간방 등을 갖춘 60여평의 아담한 옛 한옥이라 분위기도 괜찮은 편. 대문 양쪽으로 쌓아둔 조선배추와 부엌 앞에 놓인 추어탕 솥은 좋은 볼거리다. 값은 탕(5천원)따로, 밥(1천원)따로. 술은 팔지 않는다.

◇미성복어(053-767-9988)=복어를 빨갛게 양념해 불판에 굽는 특이한 집. 머리를 딴 콩나물과 함께 익힌다. 콩나물에서 생긴 국물이 자박자박 줄면서 복어에 매운 맛이 점점 강해진다. 다 먹고 나면 김과 미나리를 넣어 밥을 볶아주는데 뱃속이 불타는 듯하지만 고소하고 매력적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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