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배우는 논리학 구분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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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번엔 개념의 범위인 외연(外延)과 개념의 특징인 내포(內包)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이번엔 '구분하기'에 대해 알아보지요. 외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집안의 물건들이 언제나 깔끔하게 정돈돼 있나요? 물건들이 뒤죽박죽 섞여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침에 일어나 왼손엔 양말 한짝을 들고 없어진 한짝을 찾기 위해 오른손으로 잔뜩 쌓인 물건 더미를 여기저기 뒤지느라 지각할지도 모르죠.

책은 책꽂이에, 신발은 신발장에 가지런히 정돈하는 엄마는 구분하기 박사님입니다.

"선생님, 저도 동석이와 바둑 게임을 끝낸 뒤 바둑돌 통에 흰 바둑돌과 검은 바둑돌을 구분해 담아본 적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친구는 구분하기 박사님이 될 소질을 충분히 갖춘 학생입니다.

엄마를 도와 빨래를 정리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빨래의 외연에는 아빠의 와이셔츠, 엄마의 치마, 내 속옷, 동생 양말 등 아주 많지만 그 빨래를 구분하면 아빠 것, 엄마 것, 내 것, 동생 것 등 네 덩어리로 나눌 수 있답니다. 이렇게 외연을 나누는 것이 '구분'입니다.

개념의 외연을 질서있게 나누면 외연의 종류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고도 개념의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학생의 외연인 이지영·장유민·김민혜·전호섭 등 전국의 학생 이름을 모두 말하지 않아도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대학생으로 구분하면 학생의 개념이 뚜렷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구분은 사물에 대한 인식을 정돈하고 체계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구분하기 훈련을 하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①사진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프로골퍼 박지은 선수가 공을 집어든 장면입니다(본지 3월 22일자 43면). 우리가 아는 운동경기를 모두 나열하고, 공을 사용하는 경기와 공이 필요없는 경기로 구분해 보세요.

☞공을 사용하는 경기는 골프·볼링 등이며, 공이 필요없는 경기는 수영·씨름 등입니다.

②오늘자 신문의 스포츠 지면을 훑어보세요. 경기 종류가 다양하지요? 스포츠면에 나온 경기 종목을 단체경기와 개인경기로 나눠볼까요?

☞단체경기에는 농구·축구 등이 있으며, 개인경기에는 복싱·레슬링 등이 있습니다.

③여름 스포츠와 겨울 스포츠 등 또 다른 기준을 찾아 구분해보세요. 이 활동까지 혼자 할 수 있으면 정말 '구분하기 꼬마 박사님'입니다.

박미영(본지 NIE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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