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트럭 없어 못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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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건설경기가 풀리자 대형 트럭 수요가 급증, 관련 업체들이 물량을 대지 못할 정도로 호황이다. 현대·대우차 및 트럭 수입업체인 스카니아·볼보트럭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대형트럭(15t 이상) 주문이 급증, 출고가 3개월 이상 밀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대우차는 생산라인 증설에 들어가고 수입차 회사들은 본사에 차를 빨리 보내달라고 조르고 있다.

이는 올해 지자체·대통령 선거 등으로 도로 건설이 크게 느는 데다 아파트 분양이 호조를 보이며 건설경기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당 1억~1억4천만원인 트럭을 지입차 사업자가 구입할 경우 24시간 가동할 정도로 일감이 많아 월 평균 5백만~6백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대형트럭시장은 지난해(3천대)보다 두배 이상 신장한 8천대에 달할 전망이다.

볼보트럭코리아 정광수 이사는 "지난해 11월 이후 8t 중형트럭을 몰던 개인사업자들이 '건설용 대형트럭을 사겠다'며 앞다퉈 주문해 재고가 동나 최소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산차 업체들은 갑작스런 주문 증가에 부품을 제때 구하지 못하는 데다 생산라인을 증설해도 2개월 이상 걸려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대우차는 지난달 대형트럭 출고가 지난해 2월(1백37대)보다 두 배 이상(2백97대)증가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공장 가동률이 50%도 못미쳤는데 이달에는 95%까지 올라갔다"며 "출고가 8백50대나 적체돼 생산라인을 증설, 다음달부터 월 1백대 더 생산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 송영한 상용판매기획팀장은 "건설용 트럭만 1천1백대 밀려 있어 출고까지 3개월 이상 걸려 월 30% 정도 추가생산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형트럭 수요는 건설경기가 최정점이었던 1991년, 96년에 연간 1만3천대에 달했으나 IMF관리체제 기간에는 연간 2천대까지 떨어졌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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