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 상승 이끌고 경기 감속 때도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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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경영 효율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라."

종합주가지수가 890선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많은 증시 전문가는 이같이 권한다.

즉 총자산이익률(ROA)을 새로운 투자 잣대로 삼으라는 것이다. ROA란 영업이익에서 총자산을 나눈 것으로, 기업이 자신들의 총자산을 갖고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구조조정을 얼마나 잘했는가를 평가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수치다. 기업의 경영효율성 개선이 최근 급등 장세를 이끌고 있고, 따라서 투자자들은 ROA가 개선되고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왜 ROA인가=전문가들은 지수가 880을 뚫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경제성장률 등 거시 경제변수보다는 기업경영 환경 개선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현 장세의 가장 큰 모멘텀(상승 요인)은 경기회복이나 증시 유입자금의 증가가 아니라 기업들의 '경영 효율성'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1999년 880선을 돌파했을 때의 증시 여건과 최근 상승장을 비교해 보면 현 상황이 주식투자비율도 상대적으로 낮고 거래횟수(매매회전율)도 현저히 적다. 경제 성장률도 과거 880선을 돌파했던 88년 4분기(10.1%)·94년 1분기(8.8%)·99년 2분기(11.2%)에 비해 현저히 낮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효율성을 놓고 봤을 때는 현 시점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표1 참조>

따라서 ROA가 높은 기업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투증권 황규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거래소 상장기업의 평균 ROA는 전년 대비 3.1%포인트 증가하고 99년에 비해선 2.7%포인트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재정투자사업의 조기 집행을 유예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아무래도 경기 민감주보다는 경영효율성이 개선되는 기업의 투자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어떤 종목 사야 하나=한투증권 리서치팀은 "99년에 비해 ROA가 크게 개선되고 있고 영업이익 증가율이 10% 이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이하인 종목이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한투증권은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종목을 고를 경우 대웅제약·현대모비스·LG텔레콤·케이씨아이·삼영열기 등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표2 참조>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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