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라고 빠질 수 없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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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구촌 손님을 맞는 일에 가정주부라고 빠질 수 없죠."

BBB운동에서 프랑스어 통역을 맡은 황선영(黃善暎·32·사진)씨. 그는 세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결혼 5년째의 주부다.

평소 그에게는 안타까운 일이 하나 있다. 뛰어난 프랑스어 실력을 쓸 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외대 불어과를 졸업한 黃씨는 2년간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결혼 후에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지사에서 근무했던 남편과 함께 스위스의 프랑스어 사용지역인 로잔에서 약 3년을 살았다. 프랑스의 투르대와 상공회의소 등에서 보는 각종 프랑스어 인증시험도 통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귀국한 후 그에게 들어온 일이라고는 잡지사나 기업체의 번역 부탁 정도였다.

黃씨는 프랑스 말이 하고 싶어 혼자서 중얼거리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 黃씨는 중앙일보가 BBB운동을 전개한다는 소식을 누구보다 반겼다.

黃씨는 "한국에 오는 프랑스어권 손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黃씨는 "BBB운동이야말로 한국민의 이미지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일"이라며 "맡은 언어·문화 봉사활동을 차질없이 해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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