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철강 고율관세 관련 EU 15國 정상 "對美보복 지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철강 전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EU 정상회의에서 15개 회원국 정상들은 미국의 수입 철강 관세 부과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보복조치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EU 정상들은 이번 바르셀로나 정상회의 폐막 성명에서 "미국의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협정은 물론 WTO 회원국이 지난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합의한 무역자유 정신에도 위배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오는 20일부터 캐나다·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외국산 철강제품에 최고 30%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한다고 지난주 발표했었다.

◇미 철강 관세에 '보복' 한 목소리=EU 정상들은 폐막 성명에서 "EU 정상회의는 미국이 철강 부문에 도입한 자국 산업 보호조치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집행위원회가 WTO 협정에 따라 보복조치를 마련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이 철강관세조치가 발표되자마자 WTO에 제소했다.또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미국에 보복관세 조치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대(對)유럽 수출상품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3일 뉴욕에서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FE) 인사들과 "이번 철강 관세 부과는 미 국민들이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등 미국의 이익에 반(反)하는 조치"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오닐 장관은 "개인적으로는 부시 행정부 내에서 이번 조치를 반대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역내 에너지 시장 통합=EU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2004년부터 역내 비가정용 전기 및 가스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 내 모든 공장이나 학교 등 비가정용 사용자들은 다른 나라의 가스 및 전력 공급자에게서도 마음대로 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다음달 대선을 치르는 프랑스의 반대로 EU 정상들은 막판 절충을 통해 이번 에너지 시장 통합에서 전체 시장의 40%에 이르는 가정용 가스 및 전기시장은 제외하기로 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정효식 기자, 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