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쪽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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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비대한 교육시장의 구조 때문에 10대들은 전통적으로 독서시장의 큰손입니다. 그들이 겁납니다.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앞자리를 점령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봉순이 언니』 등은 MBC 오락프로 '!느낌표'에 소개된 뒤 10대들이 띄운 소설 책들입니다. 10대 바람은 인문서에도 불어닥쳤습니다. 고(故)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저술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의 경우 출간(1994년) 이후 팔린 양(8만권)을 TV 방영 직후 보름 사이에 추월(10만권)해 버렸으니까 말이죠.

어쨌거나 이번주 '행복한 책읽기'는 10대들을 위한 책 한권을 들여다보는 이례적인 공간으로 꾸몄습니다. 중학교 한국사의 대안(代案)교과서로 등장한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가 우리가 각별히 주목한 책입니다. 10대들이 열광할 새로운 컨셉트의 교과서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닫힌 교실' 안에서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담보해 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소중하고 가치가 충분합니다.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는 어른들을 위한 읽을거리로도 흠잡을게 없기 때문에 '책이 있는 토크 쇼'로 논의의 멍석을 키워 보았습니다. 과잉 지면이 아닙니다. 교육당국이 독점해온 교과서를 당대의 출판역량을 집결하는 꽃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싶었습니다. 또 있습니다. 근본적인 의문이 더 있습니다. 과연 교과서라는 '닫힌 텍스트'가 존재해야 하는 겁니까? 그런 문제제기는 '조우석이 본 책과 세상'에서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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