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價 무섭게 오른다 美-이라크 긴장 탓 올들어 20%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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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국과 이라크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4월물은 전날보다 47센트(1.97%) 오른 배럴당 24.3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4월물)도 56센트(2.4%) 상승한 23.89달러를 나타냈다. 두바이유 현물가도 23.11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을 거부함으로써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이날의 상승세를 부추겼다.

지난해 말 약세에 머물렀던 국제유가는 올 들어 꾸준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중동지역의 긴장이 높아진 것이 불을 댕겼다. 또 최근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고 이에 따라 석유 수요가 늘어나리라는 전망도 오름세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올 들어 하루 1백50만배럴을 감산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생산량을 현재 수준에서 묶을 방침임을 거듭 밝혔고 러시아도 2분기까지 감산을 연장할 움직임을 보인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WTI는 올 들어서만 22.5% 올랐으며, 브렌트유는 20% 상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동지역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6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12일 세계 상업석유재고가 1월 말 현재 45억5천만배럴로 충분하고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여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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