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행복해야 기업 경쟁력 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9일 오후 경주 교육문화센터.

10여쌍의 부부가 보는 앞에서 무대에 선 한 부인이 "둘째아이를 낳을 때 출장가야 한다며 떠난 남편이 야속했다"며 흐느끼자 남편은 "미안하다"며 다독거렸다. 다른 부부들도 무대에 올라 서로 마주보며 부인은 남편이 얼마나 집안에 무심했는지 말하고 남편들은 쩔쩔매는 모습이 잇따라 연출됐다.

그러나 뒤이어 남편들이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비디오로 보여주자 부인들은 남편을 안아주며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다.

이들은 LG전자 창원 디지털 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의 연구인력과 가족들. 일때문에 가정에 소홀해지기 쉬운 연구인력들을 위해 회사가 1월부터 매주 두차례씩 1박2일로 10쌍씩을 초대해 마련한 가족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렇게 '행복한 가정은 기업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직원 가정도 챙기는 회사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김순택 사장이 "자녀를 잘 키워 회사에 보내줘 고맙다"고 인사하고 회사를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신입사원 가족에게 우송하기도 했다. SK는 매주 토·일요일 그룹연수원을 가족에게 개방해 부인병 및 비만예방을 위한 심신수련과정도 개설하고 있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