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반사광에 숨은 평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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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조명을 받아 황금색이나 백금색으로 반짝거리는 평면이 전시장 곳곳을 채우고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반사광 속에는 절대의 평면을 향한 정신성이 담겨 있다.

서울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에서 7일 개막한 구자현(47)씨의 개인전은 얇은 금판을 이어붙이는 '골드 그라운드 템페라(Gold ground tempera:금지화·地畵)기법의 작품을 보여준다(30일까지).

이번 전시엔 가로·세로 10.9㎝, 두께 1미크론(1천분의 1㎜)의 순금이나 백금(두께 4미크론)종이가 사용됐다. 삼베 위에 생석회 가루를 개어 칠한 뒤 그라인더로 표면을 갈아내는 과정을 10여차례 반복한 다음 금종이를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아래쪽의 미묘한 양감과 요철을 드러내는 금판은 명상적이고도 장식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홍익대 미대·일본 오사카 예술대학·교토 세이카대학을 졸업한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다. 02-511-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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