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 주식 180만주 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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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SK의 경영권 방어를 돕기 위해 백기사로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었던 삼성전자가 SK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사흘간 사모펀드를 통해 SK 주식 180만주(1175억원 상당)를 매입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여유자금 운용을 위해 2500억원을 조흥투신의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확보한 SK 지분율은 1.39%다. 삼성전자가 나머지 자금까지 모두 투자하면 지분율은 3%에 가까워진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유자금의 운용과 정보통신 사업을 위해 SK 주식을 샀다"며 "SK 측의 사전 요청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SK의 백기사로 나선 게 분명해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누리증권 김성인 수석연구원은"삼성전자가 SK의 백기사로 나선 이상 다른 국내 우호 세력도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대기업들끼리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주고받는 것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거래소에서 SK 주가는 전날보다 5.7% 떨어진 6만1600원을 기록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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