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스캔들은 한통속 자본주의 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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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59·사진) 미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엔론 스캔들에 대해 "한통속이 된 자본주의가 빚어낸 작품"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국제통화기금(IMF)정책을 비판하는 등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스티글리츠는 25일 프랑스 경제일간지 레제코(www.lesechos.fr)와의 인터뷰에서 "엔론사가 파산 직전까지 했던 회계 부정과 선거자금 기부 등은 더 나은 기준과 효과적인 법규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티글리츠는 "엔론사의 담당 회계법인들은 자신의 업무 처리 관행이 합법적인 것이며, 다른 회사들도 다 그렇게 한다고 설명한다.(내가 봐도)그런 그들의 주장은 옳은 얘기며, 바로 그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부 규제와 시장 기능간에 공정한 균형을 찾는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선거자금 모집,회계 관행 등에 관한 개혁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정부시절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은 바 있으며, 세계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그는 경제문제에 관해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아르헨티나 사태의 원인이 IMF의 잘못된 처방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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