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삼성 제물로 5연패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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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삼성의 서장훈(左)이 KCC의 외국인 센터 제로드 워드를 따돌리고 리바운드 공을 잡아내고 있다.[전주=연합]

지난해까지 프로농구에는 '서장훈.김주성 효과'라는 게 있었다.

국내 선수의 출전시간을 늘리기 위해 한국농구연맹(KBL)이 2쿼터에는 외국인 선수를 한 명만 뛰도록 해 생긴 현상이다. 국내 최장신 삼성 서장훈(2m7㎝)과 TG 삼보 김주성(2m5㎝)은 2쿼터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존재였다. 높이를 이용해 골밑을 장악해 소속팀에 확실한 우세를 보장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사정이 다르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의 신장 제한을 '신발을 벗고 2m8㎝까지'로 높인 뒤 상황이 달라졌다. '김주성 효과'는 지속되고 있지만 '서장훈 효과'는 거의 사라졌다. 김주성은 스피드로 외국인 선수에 맞서지만 발이 느린 서장훈은 그렇지 못하다.

전주 KCC는 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99-65로 대파, 5연패에서 탈출했다. 양팀은 8승10패가 되면서 모비스.SK.LG.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4위가 됐다. KCC 이상민은 이날 4개의 어시스트를 추가, 통산 2201개째를 기록하면서 LG 강동희 코치(2202개)가 보유 중인 개인 통산 어시스트 1위에 1개 차로 다가섰다.

KCC는 1쿼터를 27-25로 마친 뒤 2쿼터에 은근히 '서장훈 효과'를 기대한 삼성을 초토화했다. 2쿼터 시작 직후 이상민의 3점포로 출발한 KCC는 발 빠른 선수들이 외곽을 부지런히 돌면서 삼성 수비진을 교란한 뒤 추승균(19점)과 조성원(17점)의 3점포가 잇따라 터졌다. 2쿼터에 KCC가 얻은 점수는 32점, 삼성은 9점이었다. 전반을 59-34로 크게 앞선 KCC는 3쿼터에도 찰스 민렌드(31점)의 골밑 공격으로 점수 차를 계속 유지하면서 85-48로 앞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시즌 개막 전 허리를 다쳐 운동량이 적었던 서장훈(21점)은 결국 4쿼터 후반 교체됐다.

전주=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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