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교대 기계 쉴틈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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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수출 기여도가 큰 구미·창원 공단에 훈풍이 불고 있다. 경북 구미공단에는 삼성·LG 등 전자제품 공장의 가동률이 올들어 부쩍 높아졌다.경남 창원공단의 중공업체들도 순항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엄기웅 상무는 "우리 주력 산업인 전자·중공업의 실물경기가 좋다는 것은 올들어 수출 감소세가 수그러들고 있다는 통계와 함께 반가운 징조"라고 말했다. 두 공단에서 선전하는 현장 두 곳을 찾았다.

편집자

지난 22일 오후6시 경북 구미공단 내 삼성전자(www.sec.co.kr) 휴대폰 공장은 때마침 근로자들의 교대시간이어서 붐볐다.

이 공장은 노키아·모토로라에 이어 세계 3대 휴대폰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애니콜'의 수출 물량을 대느라 하루 24시간 3교대로 기계를 바삐 돌리고 있었다. 근무를 마치고 몰려 나오는 여성 근로자들의 얼굴엔 피곤함보다 생기가 엿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임직원들은 지난해 이익배분제도에 따라 많게는 연봉의 5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다. "3년간 3천만원 가량 저축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여직원이 많다"고 공장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최악의 반도체 불황에 시달린 삼성전자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휴대폰 하나로 7조원 매출에 1조2천억원의 순익을 올려 회사 전체로 3조원 넘는 순익을 내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해 실적을 연면적 1만평(지상 4층)으로 나눠보면 평당 매출과 이익이 각각 7억,1억2천만원. 단위 면적당 세계 최고로 평가된다.올들어 한달 3백만대,1초에 한대꼴로 휴대폰을 찍어내 조폐공사를 방불케 한다. 애니콜은 미국시장에서 노키아보다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이런 생산성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사 전병복 상무는 "불량률을 1% 이내로 줄일 정도로 품질관리에 총력을 기울인 덕분"이라고 말했다.5백여개 부품을 조립해 휴대폰을 만드는 제조공정을 99% 이상 자동화했고, 전직원의 5분의1인 5백명을 제품검사 관련 공정에 투입해 반품을 크게 줄였다.

구미=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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