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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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유연한 코너워크와 스피드, 거기에 탄탄한 지구력까지 겸비한 김동성(사진)은 늘 전 종목 우승 후보였다.

지난해 월드컵 시리즈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뒤 컨디션과 기량이 최고조로 올라 김선수가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다관왕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1996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선수는 이듬해 세계 주니어 쇼트트랙 선수권 4관왕에 오르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98년 나가노 올림픽 남자 1천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꽃을 활짝 피웠다. 특히 1천m 결승에서 결승점을 코앞에 두고 스케이트 날을 쑥 내밀어 2위 리자준(중국)을 불과 0초05차로 따돌리는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불운의 스타로 자리매김됐다. 지난 14일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컸던 남자 5천m계주 예선에서 민룡(계명대)이 넘어진 것이 불안한 전조였다.

17일 1천m 준결승에서는 리자준이 무릎을 치는 바람에 김선수가 넘어졌지만 심판들은 반칙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홈 관중조차 야유를 보낼 정도로 오심이었다. 다관왕의 꿈은 이미 틀렸고, 이제 남은 경기는 5백m뿐이다.

김동성은 지금 금메달을 위해서는 경쟁 선수들은 물론 주최국인 미국의 텃세까지 넘어야 한다는 사실에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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