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폐를 가집시다" 청소년들이 금연캠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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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밀리오레 광장에서는 이색 금연 캠페인이 벌어졌다. 전진욱(19)군 등 올해 고교를 졸업한 2백여명은 집단 금연 서약식을 한 뒤 '깨끗한 폐를 갖고 싶어요'라고 쓰인 대형 합판을 설치하고 시민들로부터 금연 서약서를 받았다. 이어 이들은 힙합·재즈를 곁들여 흡연의 유혹을 물리치는 내용의 콩트 형식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캠페인을 벌인 이들은 청소년 동아리 '와바클럽' 회원들.대학 연합 동아리인 '전국대학생연합실천사랑'에서 지난해 11월 만든 '청소년 건전문화 지킴이' 모임으로 서울시내 15개 고교 3학년 2백5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이 금연 캠페인에 나선 것은 최근 청소년 설문조사를 한 결과 흡연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혔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전국대학생연합실천사랑은 와바클럽 회원들 20여명이 흡연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독특한 금연 프로그램을 마련해왔다. 단순한 흡연 피해 홍보에 그치지 않고 힙합·재즈·뮤지컬·치어 등 취미활동과 함께 주말에는 미혼모 아이들이 맡겨진 영아원 등을 찾아 자원봉사를 계속했다. 이같은 프로그램이 효과를 본 듯 담배피우던 회원들은 이날 모두 금연 서약식에 동참했다.

2년간 담배를 피웠다는 李모(19)군은 "공부 등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통기타 취미생활과 함께 자원봉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들은 다음달에는 금주를 주제로 공연과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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