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북한군 별 징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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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평양방송은 19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세상에 둘도 없는 악의 두목"이라고 비난했다. "선임자들이 우리(북한)를 더는 테러 지원국·불량배 국가로 부르지 않기로 했던 것을 백지화하고 우리에게 함부로 테러와 불량배 모자를 씌우는 추태를 부렸다"는 대목에서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까지 느껴진다.

또 북한 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한총련 학생들의 주한미상공회의소 점거 소식을 보도했다. "학생들이 미 대사관 앞 거리에서 인쇄물을 뿌리고 성조기를 불태웠다"며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도 7백인 평화선언문을 미 대사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 소식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보도한 것은 매우 신속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관영 매체들의 비난 공세와 달리 휴전선 일대의 북한군은 특이한 동향이 없었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북한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에 맞춰 도라산역 맞은편 북한 지역에 배치했던 '따르자 김정일 장군' 등 선전 입간판과 군초소에 걸렸던 북한 국기와 최고사령관기·만국기 등을 17일 철거했다.

현재 이곳에는 보급품 운반 차량 외에 특별한 이동이 없으며,군에 특별경계령을 내렸는지도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20일 한·미 정상의 도라산역 방문을 앞두고 북한군은 이 지역 관측 활동을 강화해 金위원장에게 직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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