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생성의 원리 풀어 낼 마지막 열쇠 '힉스 입자'를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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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힉스 입자는 어떻게 다른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할까. 1993년 영국 과학부장관 윌리엄 월드그레이브는 '힉스 입자의 작용을 쉽게 한 페이지로 설명하기'공모를 냈다.

당시 영국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밀러 박사의 설명 등 다섯개가 당선작으로 뽑혔다.

밀러 박사의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체의 질량이 크다는 것은 움직이는데 힘이 많이 든다는 것'이라는 물리학의 개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음은 밀러 박사의 설명 요지.

"방안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고 당신이 이 방을 가로지른다고 가정하자. 빼빼라면 힘 안들이고 방을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러나 뚱뚱한 사람이라면 이리저리 부딪히며 힘겹게 나아갈 것이다. 만일 이 방에 동창들이 모여 있고, 당신이 몇년 만에 모습을 나타냈다면 악수하고 껴안고 하다 방을 나서면 완전히 지쳐버릴 것이다. 방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바로 우주 공간에 퍼져 있는 힉스 입자이고, 방을 가로지르는 사람은 쿼크 등 다른 기본 입자에 해당한다. 지나가는 사람이 뚱뚱해서 자주 어깨를 부딪힌다든지, 껴안고 반가워한다든지 하는 것은 힉스 입자와 기본 입자의 상호작용을 비유한 것이다. 각각의 기본 입자는 공간에 퍼진 힉스 입자와 상호작용을 하는데, 이 때문에 어떤 입자는 보다 쉽게 움직이고 어떤 입자는 움직이는 데 힘이 많이 들게 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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