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쥔 8단 ●·이창호 9단
제 2 보
백A로 둘 경우 ‘참고도1’은 예상되는 흐름의 하나다. 5의 수비에다 8의 양 협공까지 백엔 뭔가 썩 마음에 드는 흐름이 아니다. 그렇다면 ‘참고도2’ 백1로 한 방 치는 것은 어떨까. 그것도 흑2로 머리를 내민 뒤 4로 이어두면 백의 단점이 너무 많아진다. 추쥔 8단이 이쪽을 잠시 놔둔 채 16으로 달려간 것은 공격군의 병력을 보강한다는 뜻이 있다. 그렇더라도 16은 점잖다는 느낌을 준다. 오늘의 추쥔은 차분하고 두텁게 판을 짤 생각이 분명하다. 휘둘리지만 않는다면 먼저 휘두를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다.
이창호 9단은 서둘러 17, 19로 모양을 정비한다. 20으로 두텁게 수비하자 이번엔 21로 파고들기. 박영훈 9단에게 물어본다.
“흑의 실리, 백의 두터움이다. 추쥔 8단은 긴 바둑을 원하는 듯 보인다.”
-이창호 9단의 종반 능력이 두렵지 않다는 뜻인가.
“그런 건가(웃음). 첫 판을 이긴 만큼 천천히 가고 싶을 것 아닐까.”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