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빠진 北-美 관계 증시엔 영향 적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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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미국·북한 관계의 악화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북한을 '악의 축'으로 표현한 뒤 둘 사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남북 관계에도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지 않는다면 증시에 미칠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과거의 사례를 봐도 남북 관계와 증시 사이의 뚜렷한 흐름을 찾을 수는 없다. 오히려 1990년대 이후 남북 관계가 크게 악화할 때마다 되레 국내 주가는 올랐다.
최근 부시 대통령의 발언 이후 외국인 매매 패턴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외국인은 지난 1~2일 거래소시장에서 1천6백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5~7일 하루평균 약 2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 이승훈 부지점장은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한 투자기준으로 남북관계의 변화를 중시하지 않는다"며 "한국 증시는 정치 변수보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따라 움직일 만큼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골드먼삭스 서울지점 임태섭 이사는 "한반도의 분단상황은 국가위험도로 계량화해 이미 한국기업들의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다만 군사행동이 가시화할 경우 위험 관리를 위해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 투자비중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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