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국가과제 <4> 아이保育 정부가 나서야 (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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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선진국에서 배울 만한 몇가지 성공적인 '보육상품'을 살펴본다.
◇정부지원 공동 유모제=프랑스의 대표적 보육시설은 맞벌이 부부의 생후 2개월부터 3세 미만 아이를 맡는 '크레슈'다. 하지만 대상 아동 1백10만명 가운데 28만명만이 혜택을 받고 있다.
크레슈에 아이를 맡기지 못한 맞벌이 부부들 사이에서는 최근 정부지원 '공동 유모제'가 인기다. 마음이 맞는 몇명의 부모들이 공동으로 유모를 고용하고 각 가정이 번갈아 가며 집을 공동 육아장소로 제공한다. 공동 유모에게 맡기더라도 국가는 월 8백~1천3백프랑을 부모의 수입에 따라 지원하고 세제혜택을 준다. 공립시설보다 보육시간이 탄력적이고,민간시설보다 안전하고 친밀해 호응이 좋다.
◇전철역마다 보육시설을=영국에는 '버퍼 베어(buffer bear)'라는 제도가 있다. 기차의 완충장치를 뜻하는 말에서 나온 제도다. 런던에 직장을 둔 맞벌이 부부가 기차역 내에 마련된 보육시설에 출근할 때 아이를 맡기고 퇴근 때 데려가는 방식이다.
런던의 20개 기차역에 설치돼 있으며 일반 민간시설에 비해 싼 게 장점이다. 철도회사에서 시작했으며 런던 외곽에 있는 여러 보육센터와 기관의 협조로 운영된다.
◇교사가 적는 육아수첩=일본의 공립 보육원에서는 '육아수첩'을 통해 아이들을 빈틈없이 관리해준다. 보육교사는 오후에 아이를 찾으러 오는 부모에게 개인수첩을 준다. 이 수첩에는 아이가 그날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문제는 없었는지 등이 편지형식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적혀 있다.
부모들도 보육교사에게 아이의 발달상황과 주의할 점 등을 적어 보낸다. 일본의 대부분 주택가에선 걸어서 15분 내, 자전거로 5분 내에 보육원을 찾을 수 있다. '우체통 수만큼 보육기관을 늘린다'는 목표로 추진한 '에인절 플랜'(1994~99년)의 결과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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