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왜 말 바꾸나" 이태복복지 국회서 호된 신고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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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일 국회 보건복지위에 출석한 이태복(李泰馥·사진)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특히 의약분업에 대한 '말 바꾸기'가 주로 거론됐다.
지난해 3월 23일 李장관은 자신이 발행인으로 있던 노동일보에 '의약분업 유보가 최선'이란 칼럼을 통해 "(의약분업 문제는)국민에게 진솔하게 사죄하고 의약분업에 필요한 재원 확보와 의보 수가 및 진료체계의 정비, 제약시장의 문제점 개선과 진흥대책 추진, 슈퍼 판매 확대 등의 조치를 충분히 한 뒤에 의약분업을 단계적으로 시행해도 좋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3일 뒤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에 임명되자 "사인(私人)일 때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번복한 것.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의원은 이를 꼬집으며 "자리가 소신을 바꾸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손희정(孫希姃)의원은 "사인의 눈으로 볼 때는 의약분업을 위한 재원 마련이나 진료체계가 제대로 안돼 있고 공인(公人)이 되더니 제대로 정비된 것으로 판단했느냐"고 가세했다. 심재철(沈在哲)·이원형(李源炯)의원도 "지금은 어떤 입장이냐"고 따졌고, 민주당 최영희(崔榮熙)의원도 "이번 취임사에선 이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는데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李장관은 "당시엔 재정이 취약해 의약분업을 소화하기 힘들고 제도가 미비했다는 소신을 피력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간 여러 조치로 재정이 안정화돼가고 있고, 의약분업을 시행한 지 1년반이나 지났는데 이 문제를 흔들면 혼란이 다시 생길 수 있는 만큼 제도정비와 효율화를 강력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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