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동시 개최 男대표 1진파견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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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아시안게임이냐, 세계선수권이냐.
대한배구협회가 남자 국가대표 1진을 어느 대회에 파견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비중있는 두 국제대회-부산 아시안게임과 아르헨티나 세계선수권대회-가 같은 기간(9월 29일~10월 14일)에 열리는 데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세계선수권에 대표 1진 파견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FIVB는 최근 보낸 공문에서 "세계선수권 예선전 최종 엔트리 12명 가운데 최소한 9명을 포함하는 대표팀을 보내지 않을 경우 ▶세계선수권 참가 봉쇄▶FIVB 주최의 각종 국제대회 출전권 박탈▶중계사·스폰서사에 대한 배상 등 각종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FIVB는 2진이 출전할 경우 아예 항공료 지원도 해주지 않겠다는 횡포에 가까운 엄포까지 놓았다.
협회는 당초 부산 아시안게임에 1진을, 세계선수권에 2진을 보내기로 했다. 국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 2진을 파견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더구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대표 선수들은 병역면제의 혜택을 받게 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배구협회 박범창 경기부 차장은 "최선이 아닌 차악(次惡)을 선택해야만 하는데 답이 안보인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똑같은 공문을 받은 중국·일본 배구협회는 별 고민없이 세계선수권에 1진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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