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公約 空約되려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고이즈미 총리가 취임 초 제시한 구조개혁 프로그램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2~3년 내 악성 부실채권 정리▶신규 국채를 연간 30조엔으로 억제하면서 재정개혁▶방만한 공기업의 대규모 통폐합 또는 민영화▶세제개혁 등이 총망라돼 있었다.
그는 '성역 없는 구조개혁'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2,3년간의 저성장을 각오해 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취임 1년이 다 돼가는 지금쯤은 수술이 한창 진행 중이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개혁은 공약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나라 안팎에서 "그동안 뭘 했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얼마나 참고 기다려야 앞이 보이겠느냐"는 질문에 고이즈미 총리는 "개혁은 시간이 걸린다"고만 답하고 있다. 자연히 그의 개혁의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차츰 떨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뉴욕의 세계경제포럼(WEF)회의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의지를 설명하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경제재정상은 뼈아픈 소리를 들어야 했다. "개혁은 높은 지지율을 업고 하는 것인데, 앞서 못한 걸 이제 와서 할 수 있겠는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