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DMZ의 내 아들아’ 칼럼 전쟁을 막는 법 일깨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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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호 34면

지난주 “DMZ의 내 아들아, 전쟁을 말해 미안하구나”라는 제목의 칼럼(5월 30일자 34면)에 공감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한·미 군 당국은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북한은 연일 ‘전쟁’을 들먹거린다. ‘설마 전쟁이 나겠느냐’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지금 애간장이 탄다고들 한다. 정치권은 쉽게 전쟁을 입에 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금기의 단어가 ‘전쟁’이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을 한다면 당당히 맞서야 한다. 전쟁이 무서워 북한의 비위를 맞추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안보는 군인만의 책임만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마음으로 각오를 다져야 한다. 우리는 결코 전쟁에 패하지 않으며 북한이 함부로 도발하게 놔두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자. 그런 마음가짐이 전쟁을 막는 힘이 될 것이다. 이승환(38·의사·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30년간 이어진 가족 식사 식구의 참다운 의미 전달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극 중 인물 병두가 말했다. “식구가 뭐여, 같이 밥 먹는 입구멍이여.” 食口를 ‘밥 식’에 ‘입 구’라 쓰고 ‘가족’인 줄 몰랐던 지난날들. 우리 집 식사 시간을 떠올려 보았다. 함께 밥을 먹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다. 각종 모임의 장소는 주로 음식점이다. ‘안녕’만큼 ‘밥 먹자’란 말을 자주 한다. 밥을 함께 먹은 사이면 보통 사이가 아니다. 밥 하나로 너와 내가 가족의 유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은연중 우리 머릿속에 깔려 있는 것이다. 시인 김종해씨는 30년 동안 매주 일요일 가족과 식탁에 둘러앉았다(5월 30일자 S매거진 2~3면). 이들에겐 늘 있는 풍경이지만, 남들에겐 매주 있는 ‘가족행사’처럼 보인다. 행사는 자주 하면 그 맛이 떨어지는 법. 우리네 가족행사도 이 말 열 번이면 일상이 되지 않을까. “엄마, 오늘 저녁식사 어때요?”
이승진(23·대학생·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황금빛 보리밭 속 할머니 한국적 정서의 결정체
사진 한 장을 한동안 들여다봤다. 할머니가 황금빛 보리밭을 일구고 있다(5월 30일자 S매거진 11면). 내가 있는 상하이는 지금 엑스포의 열기로 뜨겁다. 각국은 고유한 색과 멋을 뽐내느라 여념이 없다. 한국관은 한글을 모티브로 아름답게 꾸몄다. 보리밭과 할머니의 사진을 보고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한글, 한국 문화, 한국 음식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진 속의 할머니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평생 저 보리밭을 일궈 자식들을 키웠을 것이다. 어머니의 희생은 허리가 꼬부라지도록 빛이 바래지 않는다. 가장 한국적인 것은 ‘한국사람’, 정확히 말해 ‘한국 어머니’일지 모른다. 어머니의 희생과 노고가 빛나는 감동적인 사진 한 장은 멀리 상하이에서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심응범(31·패션디자이너·중국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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